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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작업 일지

by miyaong 2018. 3. 29.

​잠자고 있던 캔버스롤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쓴 가장 가까운 부분이 더럽다. 물티슈로 쓱쓱 닦고 캔버스 틀을 대었다.

정방형 50호 캔버스 두 개를 짜는 과정.

캔버스 틀은 모두 전에 한 번씩은 쓰였던 것들인데, 타카와 캔버스를 제거한 뒤 재활용했다.

타카심을 제거할 땐 '타카 리무버'라는 것도 있긴 하지만

나는 아직도 화홍 조각도가 손에 더 익숙하다.

캔버스 플라이어나 타카는 더 좋은 게 많이 나와있어도 처음에 사용하던 것이 가장 손에 익어서 다른 것은 딱히 시도를 할 생각이 아직은 없다.

그치만 플라이어는 힘을 주어 당길 때 손바닥이 아픈데, 이걸 보완할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봐야지.

​작은 크기의 캔버스는 혼자서도 충분히 쉽게 짤 수가 있다.

면천 캔버스라 텐션이 있기 때문에 나는 타카로 한번 집어준 후 너덜거릴 때 젯소칠이 안 칠해져있는 안쪽 면에 분무기로 물을 칙칙 뿌려 물을 먹여준다. 그리고 팽팽하게 힘을 주어 늘려가면서 짠다.

10호라 작은 크기이긴 하지만 한 개 짜고 나면 손이 약간 얼얼해지긴 한다. 플라이어 손잡이에 고무나 실리콘을 대어볼까..?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포리 시트를 펼쳐 깔고(시트가 너무 넓어서 안쪽으로 좀 접었다.) 그 위에 새로 짠 캔버스를 펼쳐 두고 젯소칠을 했다.

한 세 번 정도 칠해줄 계획으로 어젯밤에 1회씩 칠했다. 첫번째 젯소칠은 젯소와 물을 적당히 섞어서 약간 묽은 요플레처럼 만듬.

정방형 캔버스 두 개에 젯소칠을 한 김에, 맘에 안 드는 유화가 그려져 있던 목판에도 젯소를 칠해버렸다. 원래 유화 위에는 젯소칠 하면 안 되는걸 알면서도 그냥 그 위에 연습하자는 요량으로 덮어버렸다.

나머지 한개는 작년도 달력인데, 어제 그 뒷면에 젯소칠 없이 유화를 해봤다가 붓질이 서걱거리는 느낌이 거슬려서

이번엔 젯소를 발라보았는데 역시나 우글거린다. 아무리 빳빳한 달력용지라도, 종이라 어쩔 수 없다.

다음 번에 캔버스 롤을 산다면 값이 좀 나가더라도 반드시 린넨천으로 사고 싶다.

표면감도 좋고, 텐션이 없어서 빳빳한 힘이 좋다. 사실 예전에 딱 한 번 린넨+정왁구 캔버스를 써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감이 너무 좋아서 잊지 못하는 것도 있다.


​오늘 낮에 2-3회 젯소칠을 하기 위해 어제와 같은 빽붓으로 젯소칠을 시작했는데 왠걸 ㅠ 갑자기 빽붓털이 많이 빠져나온다.

오늘은 물을 덜 섞어서 젯소가 되직해서 그런가.... 젠장 ㅜㅜㅜㅜ 도저히 젯소칠을 계속할 수가 없다.

이렇게 나무로 된 연한 털의 붓을 젯소칠에 사용하면 안된다. 부드러워서 붓자국이 잘 안나면서도 힘이 있는 빽붓을 사용하면 되는데

그런 빽붓이 현재 없다. 다 망가져서 버렸음...

 더 이상의 젯소칠은 포기.

빽붓을 새로 구입하면 그 때 해야겠다.


오늘 산 용품들. 고터 한가람에 갔었다.

코픽 라이너를 사려다가 그 위에 있는 파버 카스텔이 더 저렴하길래 사봄. 0.1이라 무지 얇고, 유성이다. 수채화 드로잉 할 때 쓰면 좋을 거 같다.

필버트 돈모 중간-큰 사이즈 붓이 필요해서 들른 건데, 붓 종류와 브랜드별로 다 비교를 해보고 실제로 붓 상태도 보니 바바라가 가격대비 괜찮아보여서 모셔옴...

내 눈에 제일 좋아보였 건 라파엘 돈모.. 원하던 사이즈로 큰 사이즈도 많았는데 왠걸 ㅋㅋㅋㅋ  손가락 세 개 합친 정도의 넓이가6-7만원대였다.

여러 브랜드의 필버트 돈모를 실제로 보니 내가 선호하고, 좋아하는 붓의 형태는

모 부분의 길이가 너무 짧지 않고, 숱이 많고, 단단하게 모양이 잡혀있는 돈모였다.

붓 머리부터 굳어가기 때문에 붓이 짧을 수록 더 수명이 짧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뒤에 있는 건 전부터 써보고 싶었던 캔버스 보드.

이것도 정방형(S)고, 2S사이즈이다. (25x25cm)

나무 캔버스틀 보다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하드 보드지 보다 더 딱딱한 판 형태라 연습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2천원 이하로 가격도 부담이 적어서 데려왔다. 이 위에도 젯소칠은 필요해보이는데.. 젯소칠용 빽붓 부터 튼튼한걸로 나중에 구입해야겠다.


간만에 화방을 가니 너무 재밌었다.

요즘 핫한 워터브러쉬랑 미니 팔레트, 고체물감을 넣어쓰는 팬들도 구비되어 있고

드로잉북들도 많았다.

사실 갬블린 물감이랑 하비코 돈모 브러쉬들 좀 보러 미림화방을 가고 싶은데

집에서 멀고 유화물갬 살 돈은 없으므로 다음을 기약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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